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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걸으면 행복해지는 지리산(智異山) 둘레길 추천사 by 김종-2
등록일 2022.12.24 조회수 789

인간(人間)의 권력(權力)은 꽃 한 송이 피워내지 못하고 광화문(光化門) 광장(廣場)의 수백만 개 촛불에 의해 지워지고 마는 일이 고작이다. 허나 대자연(大自然)의 위대(偉大)함은 인간(人間)과 동식물(動植物)을 한자리에 아우르는 오케스트라처럼 소리 소문(所聞)도 없이 떠났다가 한 치의 오차(誤差)도 없이 다시 돌아온 것에서도 살필 수 있다. 이 광활(廣闊)한 대자연(大自然)도 그 시작(始作)은 고리봉에 떨어진 빗방울 하나에서 비롯된다.

 

허나(하나) : 앞 내용과 다른 내용을 말할 때 쓰여 앞뒤 문장을 이어주는 말, 앞 내용과 뒤 내용이 상반될 때 쓰여 앞뒤 문장을 이어주는 말, 앞 내용과 뒤 내용이 양보적 대립을 나타낼 때 쓰여 앞뒤 문장을 이어주는 말

 

 

둘레길을 걷는 일은 걷다가 마주친 것들에게 자상(仔詳)하게 다가서서 말 걸어주는 일이다. 미리 알고 마중을 나온 풀꽃이나 나무나 바위나 물소리 졸졸거리며 길 가는 계곡(溪谷) 물에게 눈을 주고 시늉하다가 바람을 만나면 노래를 날리는 일은 한 조각(彫刻)의 자연인(自然人)이 대자연에게 귀소(歸巢)하는 한 과정(過程)이다. 수도자(修道者)의 길이 별건가. 우주(宇宙)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이 넓고 좁은들 크고 작은들 무에 문젠가.

 

자상(仔詳)하다 : 세심(細心)하고 정()이 깊다.

귀소(歸巢) : 동물이 보금자리로 돌아감

건곤일척(乾坤一擲) : 운명과 흥망을 걸고 단판으로 승부를 겨룸

무에 : 무엇이

 

곤고(困苦)한 발끝에서 해가 저물고 달이 뜬다. 별무리는 하늘 가득 욱신거리고 몸은 천근만근 물에 빠진 솜덩어리다. 머리는 무장무장 맑아지고 휴식(休息)은 뒷전이다. 도보여행(徒步旅行)은 도보(徒步) 중에 한사코 말 걸며 속삭이던 것들에게 사람의 자리에서 자연(自然)을 향한 편지(便紙) 쓰기이다.

 

욱신거리다. : 쑤시는 듯 아파오다. 어수선하게 움직이다.

무장무장 : 갈수록 더 많이

곤고(困苦) : 형편이나 처지가 딱하고 어렵다.

 

어찌 바다를 두고 한두 쪽의 물로 이렇다저렇다 용훼(容喙)할 일인가. 작가(作家)의 기행문(紀行文)은 그 자체(自體)로 한 방울의 빗방울이고, 빗방울에서 시작한 강물이고 정자(亭子)나무고 그리움이고 존재적(存在的) 자존감(自尊感)이다. 인간(人間)에게 이 같은 자존감(自尊感)마저 없다면 그때는 인간(人間)을 포기(抛棄)한 것과 뭐가 다른가. 만져보고 들여다보고 안아보면 물씬 글탑의 향기(香氣)가 독자(讀者)의 몸에서 자지러질 것 같다.

 

자지러지다. : 몹시 놀라 몸이 주춤해지면서 움츠러들다.

용훼(容喙) : 옆에서 간섭하여 말 참견을 함

훈수(訓手) : 바둑 장기 등에서 끼어들어 말함

똥기다 : 남에게 살며시 일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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