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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책 읽기) 회색사랑(저자 윤창식)-24
등록일 2022.12.16 조회수 623

"가시내야, 카수를 한다더니 이것이 뭔 꼴이다냐?" 혜경도 눈물을 훔치며

한탄(恨歎)을 한다.

"내가 죽일 년이제. 창현이 월남(越南)에 간다고 목포(木浦)로 날 찾아왔다가 막차로 고향(故鄕)집에 돌아간다는 것을 붙잡고.....”

"둘이 사랑했던 것 아니었냐?"

"모르겠다.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요참에 서울서 창현이를 만났담서? 창현이는 월남(越南)서 돌아와 고향(故鄕)집에는 들르지도 않고...."

"창현이가 목포(木浦) 봉제(縫製)학원(學院)에 연락(連絡)해서 나를 가수(歌手) 시켜준다고 꼬신 민경후를 수소문(搜所聞)해서 내가 일한 곳을 알아냈다고 하더라."

"그래서? 창현이는 어떻디? 지금 어디에 있간디?"

 

혜경은 답답한 마음에 혜경이 답지 않게 말이 연속(連續)으로 튀어나왔다.

"말도 마라. 창현이는 한쪽 팔뚝이 없어져 부렀더라. 왼편짝이던가?”

"오메. 고것이 뭔 소리다냐?"

"뭔 정신으로 나를 웃기려고 그랬는지 뜬금없이 메뚜기 이야기를 하더랑

."

"메뚜기 이야기가 뭔디?"

"어릴 적에 메뚜기를 잡으면 영리한 메뚜기는 순간적으로 자기 발 하나를 떼어버리고 용감(勇敢)하게 도망친다는 거여."

"자기가 메뚜기간디?"

"자기도 월남(越南)에서 팔 하나를 떼어놓고 살아 돌아왔다고."

금세 또 정옥은 훌쩍거린다. 한쪽 팔이 없어진 창현의 농담조(弄談調) 설명(說明)이 더 가슴 아프더란 이야기이다.

 

"일이 그렇게 됐다면야 어쩔 거여. 앞으로 노력(努力)해서 잘 살아가면 될거아니냐?"

"창현이는 얼굴을 들지도 못하고 자신(自信)이 없다고 하더라. 팔이 두 개 있어도 험()한 세상(世上)에 맥없이 눈물을 흘리는 창현이에게 내가 뭐라고 짐이 될 수야 있겄냐!“

 

이번에는 정옥이 천사표(天使標)가 되어 있었다. 세월(歲月)이 사람을 악마(惡魔)로도 만들고 천사(天使)로도 만드는 것일까.

 

"혜경아 너한테 부탁이 있어야."

"뭔디?"

"느그 고모할머니가 광주 동명동(東明洞)에서 고아원(孤兒院)을 운영(運營)한담서?"

"고것을 어뜩게 알었냐?"

"우리 아부지가 거기 형제(兄弟) 고아원(孤兒院) 출신 아니냐." 정옥은 쓸쓸히 웃는다.

"이 아기를 그 고아원(孤兒院)에 좀 맡겼으면 쓰겄다. 가수(歌手)가 되는 것은 포기(抛棄)할 수 없승께."

"가시내가 어찌 그리 독()해졌으까잉.“

 

밤이 되어도 가을비는 그치지 않고 두 아가씨의 터미널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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