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약관 보기
개인정보 보기

책 읽기(독서)

글 정보
제  목 조국의 법고전 산책 중 루소편-2
등록일 2022.12.23 조회수 713

근대(近代)를 연 책

본격적(本格的)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전()에 루소의 사적(私的)인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고 한다. 루소는 스위스 제네바 시계공(時計工)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어머니는 루소를 출산(出産)하고 나서 며칠 뒤 사망(死亡)한다. 아버지는 루소가 10세가 되던 해에 루소를 남겨둔 채 제네바를 떠났고 이후(以後)에 재혼(再婚)한다. 루소는 사실상(事實上) 고아(孤兒)였고 제도교육(制度敎育)을 받지 못했으며 견습공(見習工), 시종(侍從), 필경사(筆耕士) 등을 전전(展轉)하며 어려운 삶을 살게 된다. 루소의 저작(著作)에서 '평등주의(平等主義)'가 강하게 드러나는 것은 이러한 자신(自身)의 어려웠던 시절(時節)의 경험(經驗)들 때문이라고 짐작(斟酌)할 수 있다.

 

루소는 16세에 제네바를 떠나 프랑스로 간다. 귀족(貴族)의 미망인(未亡人)이었던 바랑 부인(婦人)을 만나 연인관계(戀人關係)를 유지(維持)하면서 후원(後援)을 받아 여러 학문(學問)을 섭렵(涉獵)하였고, 프랑스 계몽주의(啓蒙主義) 철학자(哲學者)들과 교유(交遊)하면서 집필(執筆) 작업(作業)을 통해 명성(名聲)을 얻는다.

 

루소를 비판(批判)하는 사람들은 종종 루소가 교육학(敎育學)의 새로운 길을 연 에밀Emile(1762)을 썼지만, 실제 자기(自己) 아이 다섯 명()은 고아원(孤兒院)에 맡겼다는 점을 지적(指摘)한다. 루소는 자신(自身)이 살던 하숙(下宿)집의 세탁부(洗濯婦)였던 테레즈르바쇠르 Thérèse Levasseur1745년부터 동거(同居)하면서 다섯 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제대로 키울 수 없다는 판단(判斷)으로 모두 보육원(保育院)에 보내버렸다. 이 때문에 동시대(同時代) 선배(先輩) 계몽주의(啓蒙主義) 철학자(哲學者)인 볼테르로부터 강한 비판(批判)을 받는다. 이에 대해 루소는 고백록Les Confessions(1764~1770)고독(孤獨)한 산책자(散策者)의 몽상(夢想) Les réveries du Promeneur Solitaire(1776~1778) 등에서 자기반성(自己反省)을 공개적(公開的)으로 표명(表明)하지만, 요즘 말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批判)은 계속(繼續) 따라다녔다. 에밀을 번역(飜譯)한 공주대(公州大) 김중현 교수(敎授)는 당시(當時)에 루소가 정열적(情熱的)으로 저술활동(著述活動)을 하는 상황(狀況)에서 "천재(天才)의 광포(狂暴)한 이기주의(利己主義)”에 빠져 있었다고 평가(評價)한다.”

 

이런 점()에서 루소는 모순(矛盾)이 있고 한계(限界)가 있는 사람이었다. 루소는 에밀에서 "나는 편견(偏見)을 지닌 사람이기보다는 차라리 역설적(逆說的)인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토로(吐露)한다. 방송대 이용철 교수(敎授)의 저서 루소: 분열(分裂)된 영혼(靈魂)(태학사, 2006)에서 표현(表現)을 빌리자면, 루소는 "분열(分裂)된 영혼(靈魂)"이었다. 저 역시(亦是) 마찬가지로 제가 진보적(進步的) 지식인(知識人) · 학자(學者)로 분류(分類)되고 또 그런 방향(方向)으로 살아가려고 노력(努力)하지만 모순(矛盾)된 점, 부족(不足)한 점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언행일치(言行一致), 지행합일(知行合一)을 못하고 있으며, 겉도 빨갛고 속도 빨간 토마토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告白)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보통 자서전(自敍傳)을 쓰면 자신(自身)의 좋은 것만 이야기하는 경향(傾向)이 있다. 숨기고 싶은 것은 밝히지 않고, 드러내고 싶은 것은 강조(强調)한다. 그런데 루소는 말년(末年)에 저술(著述)고백록(告白錄)에서 가장 부끄러웠던 것을 다 이야기해버린다. 도둑질한 일, 무고(無故)한 사람을 중상(中傷)한 일, 친구(親舊)를 배신(背信)한 일, 이웃 여자를 탐()한 일 등등. 그러면서 "내가 한 것보다 더 나쁜 짓을 한 사람은 거의 없다"라고 고백(告白)한다. 이러한 점()에서 루소는 매우 솔직(率直)하고 인간적(人間的)인 사람이었다.

 

에밀이 신()을 모독(冒瀆)하였다는 이유(理由)로 소르본대학 신학부(神學部)가 고발(告發)하고, 이에 법원(法源)이 구속영장(拘束令狀)을 발부(發付)하자 루소는 영국(英國)으로 망명(亡命)한다. 에밀은 물론이고 사회계약론(社會契約論)도 금서(禁書)가 되어 불태워졌는데 얼마나 고통(苦痛)스러웠을지 짐작(斟酌)이 간다.

 

글 정보
이전글 조국의 법고전 산책 중 루소편-3
다음글 조국의 법고전 산책 중 루소편-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