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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0일 금요일(癸卯년 乙卯월 丁卯일)

乾

□丁乙癸

□卯卯卯

7161514131211101

丁戊己庚辛壬癸甲

未申酉戌亥子丑寅

1980년대 중반 학기 중 학교 이동(전근)이 있었다. 시골 중학교에서 도시의 고등학교로. 그때는 총각 시절이었다. 속만 썩이던(ㅎ) 여중생들은 중간에 떠나는 담임을 보고 펑펑. 죄짓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 아이들은 그러지 않을 듯하다. 곧바로 다시 여고 1학년 교실. 교감 선생님을 따라 들어간 교실에서는 그 전 담임이 그만두고 내가 오니 힐끔힐끔 쳐다보며 펑펑이다. 사삭스럽기는...

사삭스럽다 : 언행이 보기에 하찮고 밉살스러운 데가 있다

곧바로 5월이 되고 체육대회와 소풍이 있었고 2학기에는 수학여행까지 데리고 갔다. 아이들과는 곧 친해졌는데 팔자 천간에 있는 두 개의 乙木 때문일 수도 있다. ㅎㅎ

학년말이 지나고 새 학년 새 학기가 되면 아이들은 재빨리 변신할 것이다. 미련을 두면 안 된다. 천간 마음은 믿을 수가 없다. 알면서도 쉽게 되지 않는다. 내리사랑이라고 한참은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다. 아마 지금쯤은 고1 때 담임이 누구였는지도 모를 것이다.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 생각할지도 모른다. 몇 명은 꾸준히 연락하고 있어서 주변 아이들의 소식도 전해준다. 보고 싶다는 소식에도 만나기 싫다. ㅎㅎ 고등학교 때 모습 그대로 머리에 간직하고 싶어서이다. 피천득의 「인연」에도 “세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남보다 못하였다.”고 했다.

사주팔자는 그대로인데 세월(운)의 흐름으로 변해간다. 운에 의해 기쁨이 슬픔 되고 슬픔이 기쁨이 된다. 운에 의해 만남이 헤어짐이 되고 헤어짐이 만남이 된다. 봄이 되면 새싹과 만나고 가을이 되면 헤어진다. 누구 탓이 아닌 시간의 흐름 탓이다. 세월에 몸을 맡기고 힘을 빼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면 자연스러운 삶이 된다. 힘을 줄수록 부자연스럽게 된다. 어차피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지금 힘들어도 그냥 기다리면 된다. 겉은 멀쩡해도 누구나 힘들다. 바닥을 치면 반드시 상승하는 것이 자연의 법이다.

乾

□丁乙癸

□卯卯卯

7161514131211101

丁戊己庚辛壬癸甲

未申酉戌亥子丑寅

같은 팔자라도 남자와 여자는 딴판의 삶을 산다. 운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남자 팔자는 겨울로 가는데 여자 팔자라면 여름으로 갈 것이다. 겨울과 여름에는 옷차림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다. 다시 강조하면 사주풀이 한다면서 원국만 보고 있으면 안 된다.

오늘 팔자의 원국은 격이 성립되지 않는다. 지지에 卯가 세 개인 것이 특이하다. 원국에서 그릇의 종류와 크기가 정해진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卯에서는 甲木과 辛金이 제왕이다. 확산 상승이 일어나는 시기이다. 천간에 있는 편관 癸水ㅘ 편인 乙木의 생각을 버리고 지지에 있는 甲木 정인이나 편재 辛金을 쓰는 것이 현명하다. 현실에 충실해야 실패가 적다. 명심(銘心)해야 한다.

지지는 시간과 공간을 나타낸다. 태어날 때 자기에게 적합한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진다. 음지식물과 양지식물이 정해지고 꽃을 피워야 계절도 정해진다. 이 팔자는 卯의 시간이나 환경에 적합하게 태어났다. 卯가 뭐냐고? 그래서 천간이나 지지에 대한 기본 학습이 중요하다. 어려운 것만 찾아다닐 때가 아니다.

원국은 운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사람이지만 계절의 변화에 따라 옷차림이 달라진다. 옷차림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하는 일도 달라진다. 같은 사주라도 여자와 남자는 운의 흐름이 다르다. 팔자 원국이 같아도 한 사람은 겨울 속에서 살고 다른 한 사람은 여름 속에서 산다.

일간 丁火는 亥子丑 운에서는 록왕쇠이다. 록왕쇠는 바쁘게 일하는 시기이다. 운이 온다고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운이 왔을 때 운에 맞춰 노력해야 한다. 봄이 온다고 저절로 씨앗이 뿌려지지 않는다. 나는 살면서 봄을 여러 번 겪었지만 한 번도 씨를 뿌려본 적이 없다. 그래서 한 번도 수확한 적이 없다. 앞으로 운이 좋다는 말에 좋아해서는 안 된다. 운에 맞춰 열심히 살아야 한다. 운의 흐름을 놓치고 뒤에 후회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이 훨씬 많다. 앞으로 오는 운의 흐름을 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丙火와 丁火를 구분하지 못하고 火라고 하면 안 된다. 오행이라는 입력된 지식을 포기하기는 무척 힘들다. 투자한 시간이나 돈 노력도 아깝고 새로운 지식의 입력은 이래저래 힘드니 그냥 살아간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불은 활활 타오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물은 아래로 흐르는 것만이 아니다. 올라가면 내려오고 내려오면 올라가는 것이 음양운동이다. 더 확산 더 상승하는 火는 丙火이고, 더 응축 더 하강하는 火는 丁火이다. 더 응축 더 하강하는 水는 壬水이고, 더 확산 더 상승하는 水는 癸水이다.

일간 丁火는 亥子丑에서 록왕쇠가 된다. 록왕쇠가 좋다고? 보통 건록 제왕은 좋게 말하고 쇠는 나쁘게 말한다. 건록은 제왕으로 오르는 전 단계이고, 제왕은 정상에 이르렀으니 내려올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리고 쇠는 이제 제왕에서 은퇴하고 내리막을 가는 시기이다. 좋고 나쁨이 아니다. 좋고 나쁨은 개인의 취향이다. 누구는 커피를 좋아하고 누구는 커피를 싫어한다.

팔자를 말할 때나 팔자의 용어들을 설명할 때 “좋다 나쁘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크면 크다, 작으면 작다”라고만 말해야지 크니까 좋고 작으니까 나쁘다고 하면 안 된다.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쓸모가 있다. 적재적소(適材適所). 제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 이때 명리학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간의 록왕쇠는 무슨 의미일까. 일간이 정신없이 바쁘다는 의미다. 일간이 바쁘면 재관(財官)도 좋아지는 것일까? 재관은 재관을 보아야 한다. 일간과는 관계가 없다. 죽어라 바쁘면서 결실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상담할 때는 상대방의 질문에만 대답하면 된다. 학교 시험이나 승진 시험이나 면접이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질문에 대한 답만 한다. 쓸데없는 말로 우왕좌왕 초점을 흐리면 안 된다. 요새는 국민 수준이 높아졌다. 상대방도 나에 대한 것을 모두 파악한다. 내 수준을 높이면 수준 높은 사람을 만나고, 내 수준을 낮추면 수준 낮은 사람을 만난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다. 상대방을 탓할 일이 아니다.